잉글랜드 서부 런던을 연고로 하는 브렌트포드 FC는 '머니볼' 전략으로 대표되는 데이터 기반의 혁신적인 구단 운영과 토마스 프랭크 감독의 지도력 아래 프리미어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클럽입니다. 오랜 하부리그 생활을 청산하고 2021년 마침내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밟은 '꿀벌 군단(The Bees)'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경쟁력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브렌트포드의 성공 신화를 이끈 토마스 프랭크 감독의 전술적 특징, 아카데미 대신 운영되는 독특한 B팀 시스템, 데이터 전문가 매튜 베넘 구단주의 철학, 한국인 유망주 김지수 선수의 현황, 그리고 현재 팀의 상황과 미래 전망을 다뤄보고자 합니다.
'꿀벌 군단'의 데이터 혁명
브렌트포드 FC(Brentford F.C.)는 1889년에 창단된 서부 런던의 축구 클럽입니다. 클럽의 애칭은 '꿀벌 군단(The Bees)'이며, 이는 1890년대 한 경기에서 관중들이 "Buck up, Buck up, Bs!" (힘내라, B!)라고 외친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팀 컬러는 빨간색과 흰색 줄무늬 홈 유니폼이 특징입니다. 브렌트포드는 74년 만인 2021년에 플레이오프를 통해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하며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들의 성공 스토리 뒤에는 통계 분석 회사 '스마트릭스(Smartodds)'를 소유한 매튜 베넘 구단주의 데이터 기반 접근법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선수 영입부터 경기 분석까지,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혁신적인 운영 방식은 브렌트포드를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흥미로운 클럽 중 하나로 만들었습니다. 2020년 개장한 새로운 홈구장,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Gtech Community Stadium)은 클럽의 성장을 상징하는 장소입니다.
토마스 프랭크 (2018-현재)
현재(2025년 4월) 브렌트포드의 성공을 이야기할 때, 덴마크 출신의 토마스 프랭크 감독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2018년 10월, 당시 감독이었던 딘 스미스(아스톤 빌라로 이적)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은 프랭크 감독은 브렌트포드를 프리미어리그 승격과 안정적인 잔류로 이끈 핵심 인물입니다. 그는 덴마크 연령별 대표팀과 브뢴뷔 IF 등에서 지도자 경력을 쌓았으며, 브렌트포드에서는 수석 코치를 거쳐 감독으로 승격되었습니다.
프랭크 감독은 긍정적이고 선수 중심적인 리더십으로 팀 문화를 구축하는 데 능숙하며, 선수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돕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전술적으로 그는 매우 유연한 접근 방식을 취합니다. 기본적으로는 공격적인 4-3-3 포메이션을 선호하지만, 상대팀의 전력이나 전술, 혹은 가용 선수 자원에 따라 3(5)-5-2 또는 3(5)-4-3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그의 팀은 높은 지역에서부터 강하게 상대를 압박하는(High Pressing) 것을 즐기며, 공을 탈취한 후에는 빠르고 효율적인 공격 전환(Transition)을 통해 상대 골문을 노립니다.
또한, 브렌트포드는 프랭크 감독 체제 하에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세트피스(Set Piece)' 팀 중 하나로 명성을 얻었습니다. 전문 코치를 두고 다양한 세트피스 전략을 연마하며, 이를 통해 많은 득점을 만들어내는 것은 브렌트포드의 강력한 무기입니다. 올리 왓킨스(프랭크 부임 전 이적했지만 클럽 모델 하에서 성장), 이반 토니, 브라이언 음뵈모, 리코 헨리, 다비드 라야 등 많은 선수들이 그의 지도 아래 성장하거나 기량을 만개했습니다. 프랭크 감독의 뛰어난 전술적 능력과 선수단 장악력, 그리고 클럽의 데이터 기반 접근법과의 시너지는 브렌트포드가 예산을 훨씬 많이 쓰는 클럽들을 상대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브렌트포드의 혁신적인 유스 모델
브렌트포드의 유소년 육성 방식은 잉글랜드 축구계에서 매우 독특하고 혁신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2016년, 구단은 비용 대비 효율성이 낮다는 판단 아래 EPPP(Elite Player Performance Plan) 기준에 따른 전통적인 유소년 아카데미 시스템(당시 카테고리 2)을 폐지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대신, B팀(Brentford B) 모델을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브렌트포드 B팀은 주로 만 17세에서 21세 사이의 선수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이들은 주로 다른 빅클럽 아카데미에서 방출된 선수들이나, 하부 리그 및 해외 리그에서 스카우트된 잠재력 있는 유망주들로 구성됩니다. B팀은 잉글랜드의 공식적인 유소년 리그(예: U21 리그)에 참가하는 대신, 유럽 전역의 다른 클럽 B팀, 1군 팀(논리그 또는 하부리그), 또는 연령별 대표팀 등과 다양한 친선 경기 및 초청 컵 대회 등을 통해 실전 경험을 쌓습니다. 이는 어린 선수들이 성인 레벨의 축구에 더 빨리 노출되고 적응하도록 돕기 위한 목적입니다.
이 B팀 모델의 장점은 명확합니다. 첫째, 전통적인 아카데미 운영에 비해 훨씬 투자 비용이 효율적입니다. 둘째, 1군 팀의 즉시 전력감이 되거나 높은 이적료 수입을 안겨줄 가능성이 높은, 타겟 연령대의 선수들에게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관리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마스 로에르슬레우, 바프티스트, 프랑크 오니에카 등 B팀을 거치거나 유사한 경로로 영입되어 1군에서 활약하는 성공 사례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점도 존재합니다. 어린 연령대의 지역 유망주 발굴 및 육성 기회가 줄어들고, 스카우팅 네트워크의 성공 여부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아진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렌트포드의 B팀 모델은 제한된 예산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경쟁해야 하는 클럽에게 매우 효과적이고 혁신적인 대안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다른 클럽들에게도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데이터가 지배하는 구단 운영
브렌트포드의 혁신적인 구단 운영의 중심에는 구단주 매튜 베넘(Matthew Benham)이 있습니다. 그는 프로 갬블러 출신이자 스포츠 통계 분석 및 베팅 컨설팅 회사인 스마트릭스(Smartodds)의 소유주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브렌트포드의 팬이었던 베넘은 2007년부터 구단에 재정 지원을 시작했고, 2012년에 완전한 소유권을 확보했습니다.
베넘 구단주의 철학은 명확합니다. 바로 데이터와 통계 분석에 기반한 의사 결정입니다. 그는 자신의 회사인 스마트릭스의 전문성을 활용하여 선수 영입, 경기 분석, 전술 결정 등 구단 운영의 거의 모든 영역에 통계적 모델링과 데이터 분석을 접목했습니다. 이는 흔히 메이저리그 야구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성공 사례에 빗대어 '머니볼(Moneyball)' 전략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브렌트포드는 시장에서 저평가된 선수, 즉 통계적으로는 높은 잠재력이나 효율성을 보이지만 이적료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선수들을 발굴하여 영입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왔습니다. 닐 모페이, 올리 왓킨스, 사이드 벤라마, 다비드 라야, 이반 토니 등이 이러한 전략 하에 영입되어 성공을 거두고, 이후 높은 이적료를 받고 빅클럽으로 이적하거나 팀의 핵심 선수로 활약했습니다.
베넘 구단주는 단순히 돈을 많이 쓰는 방식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재정 모델안에서 클럽을 운영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는 선수 판매로 얻은 수익을 다시 선수단과 클럽 인프라(새 경기장 건설 등)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습니다. 또한, 자신의 데이터 중심 철학을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는 스포츠 디렉터(과거 필 자일스, 현재 리 다이크스)와 감독(토마스 프랭크)을 선임하여 일관된 방향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브렌트포드가 예산 규모의 한계를 극복하고 프리미어리그에서 성공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핵심적인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김지수
현재(2025년 4월) 브렌트포드에는 대한민국 축구 팬들의 기대를 모으는 젊은 유망주, 김지수 선수가 소속되어 있습니다. 2004년생의 어린 중앙 수비수인 김지수는 당시 K리그2의 성남 FC에서 뛰어난 잠재력을 보여주며 2023년 여름 브렌트포드로 이적했습니다. 이는 브렌트포드의 데이터 기반 스카우팅 시스템이 한국의 젊은 재능을 주목하고 영입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김지수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좋은 피지컬과 빌드업 능력을 갖춘 현대적인 센터백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브렌트포드는 김지수의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보고 영입했으며, 초기 계획은 그를 B팀 시스템을 통해 유럽 축구와 클럽의 스타일에 적응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브렌트포드 B팀 소속으로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며 경험을 쌓았고, 1군 팀 훈련에도 종종 참여하며 토마스 프랭크 감독의 지도를 받았습니다.
브렌트포드 입단 후 약 1년 반 이상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 김지수는 착실하게 성장 단계를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번 2024-25 시즌에는 주요 센터백들의 부상으로 인해 1군에서 현재까지 3경기를 교체 출전하기도 하였습니다. 아직 프리미어리그 1군 무대에서 주전으로 자리 잡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미래를 보고 데려온 자원인 만큼 클럽의 장기적인 계획 아래 경쟁력을 키워나가지 않겠나 예상합니다. 브렌트포드의 선수 육성 시스템 안에서 김지수가 어떻게 성장하여 미래에 1군 무대에 기여할 수 있을지 많은 기대가 됩니다.
프랭크 체제 브렌트포드의 현주소
토마스 프랭크 감독이 이끄는 브렌트포드는 프리미어리그에서의 네 번째 시즌을 보내며 그들의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고 있습니다. 클럽은 여전히 프랭크 감독의 유연한 전술적 접근과 선수단의 강한 응집력을 바탕으로 리그 중위권에서 안정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비록 시즌 중 이반 토니의 징계 복귀 후 거취 문제나 주축 선수들의 부상 등 어려운 시기도 있었지만, 브렌트포드는 특유의 팀 정신과 효율적인 경기 운영으로 이를 극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현재 팀은 4-3-3과 3-5-2 시스템을 상황에 맞게 혼용하며, 강한 압박과 빠른 역습, 그리고 위협적인 세트피스를 주요 공격 루트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브라이언 음뵈모, 요안 위사 등 기존 공격 자원들이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으며, 미드필더진의 왕성한 활동량과 수비진의 조직력도 안정적인 편입니다. 하지만 빅클럽들과의 경쟁에서 꾸준히 승점을 확보하고 더 높은 순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스쿼드 전체의 뎁스를 강화하고, 특히 최전방 공격진의 무게감을 더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브렌트포드는 남은 시즌 동안 최대한 높은 순위로 마무리하며 다음 시즌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미래를 전망할 때, 브렌트포드는 매튜 베넘 구단주의 데이터 기반 철학과 토마스 프랭크 감독의 지도력 아래에서 현재의 성공 모델을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영리한 선수 영입과 B팀을 통한 유망주 육성, 그리고 전술적 혁신을 통해 예산의 한계를 극복하고 프리미어리그에서 계속해서 경쟁력을 보여주는 것이 그들의 목표입니다. 꾸준히 프리미어리그에 잔류하며 클럽의 규모를 키우고, 언젠가는 유럽 대항전 진출이라는 더 큰 꿈에 도전할 수 있을지, '꿀벌 군단'의 다음 행보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