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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버햄튼 원더러스 FC의 현대 축구 연대기

by 박투박 2025.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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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버햄튼 원더러스 FC
울브스: 몰리뉴 스타디움

잉글랜드 웨스트 미들랜즈를 연고로 하는 울버햄튼 원더러스 FC는 인상적인 황금색과 검은색 유니폼, 그리고 몰리뉴 스타디움의 열정적인 분위기로 잘 알려진 클럽입니다. 2016년 포선 그룹 인수 후 프리미어리그 승격과 유럽 무대 진출이라는 성공 스토리를 썼으나, 최근 몇 년간 재정적 제약 속에서 변화를 모색해왔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누누 이스피리투 산투 감독 시절부터 여러 감독을 거쳐 현재(2025년 4월)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 체제에 이르기까지 울버햄튼의 전술적 변화 과정, 유소년 시스템, 구단 운영 방식, 한국 선수들의 활약상, 그리고 팀의 현재 상황과 미래 전망을 심층적으로 분석합니다.

황금빛 늑대 군단의 현대 축구 연대기

울버햄튼 원더러스 FC(Wolverhampton Wanderers F.C.), 애칭 '울브스(Wolves)'는 1877년에 창단된 오랜 역사를 지닌 잉글랜드의 프로 축구 클럽입니다. 울버햄튼 시를 연고로 하며, 1889년부터 홈 구장으로 사용해 온 몰리뉴 스타디움(Molineux Stadium)은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축구 경기장 중 하나입니다. 클럽의 상징색은 황금색(Gold)과 검은색(Black)이며, 'Out of Darkness Cometh Light(어둠 속에서 빛이 오리라)'라는 도시의 모토를 공유합니다. 1950년대 세 차례나 1부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황금기를 누렸지만, 이후 오랜 기간 하부 리그에 머무르기도 했습니다. 2016년 중국의 거대 복합기업 포선 인터내셔널(Fosun International)에 인수된 이후, 막대한 투자와 명확한 방향성 아래 극적인 반전을 이루며 프리미어리그의 경쟁력 있는 팀으로 다시 자리 잡았습니다.

울브스 감독들의 전술 여정

현대 울브스의 부활은 2017년 여름 부임한 누누 이스피리투 산투 감독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현재 노팅엄을 이끌고 프리미어리그 3위에 올라서며 그야말로 노팅엄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감독이죠. 그는 울브스 부임 첫해 팀을 프리미어리그로 승격시켰고, 이후 유로파리그 8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내며 울브스를 프리미어리그의 다크호스로 만들었습니다. 누누 감독은 견고한 3백(주로 3-4-3 또는 3-5-2) 시스템을 기반으로, 코너 코디를 중심으로 한 안정적인 수비, 맷 도허티와 조니 카스트로 등 윙백들의 활발한 공수 가담, 후벵 네베스와 주앙 무티뉴의 중원 장악, 그리고 라울 히메네스, 디오고 조타 등을 활용한 치명적인 역습 축구를 구사했습니다. 특히 조르제 멘데스 에이전트와의 관계를 통해 영입된 다수의 포르투갈 선수들은 이 시기 팀의 핵심을 이루었습니다.

누누 감독이 떠난 후, 브루누 라즈 감독(2021-2022)은 더 공격적인 축구를 시도했으나 심각한 득점력 부족으로 실패했고, 2022년 11월 부임한 훌렌 로페테기 감독(2022-2023)은 주로 4백 시스템을 활용하며 강등권 탈출과 팀 안정화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로페테기 감독은 구단의 재정적 제약과 이적 시장 지원 부족에 대한 불만으로 2023-24 시즌 개막 직전 갑작스럽게 사임했습니다.

시즌 개막을 불과 며칠 앞두고 긴급하게 선임된 게리 오닐 감독(2023-2024)은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고 뛰어난 지도력을 발휘했습니다. 그는 전술적 유연성을 바탕으로 3백과 4백을 혼용하며 선수단 전력을 극대화했고, 끈끈한 팀워크를 구축하여 2023-24 시즌 울브스를 안정적인 중위권으로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2024-25 시즌 초중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과 경기력 기복 문제 등이 겹치면서 결국 2024년 12월에 경질되었습니다. 울브스는 다시 한번 변화를 선택해야 했습니다.

비토르 페레이라

게리 오닐 감독의 후임으로 2024년 12월 19일 울버햄튼의 지휘봉을 잡은 감독은 포르투갈 출신의 경험 많은 지도자,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입니다. 그는 FC 포르투, 올림피아코스, 페네르바체 등 유럽의 여러 명문 클럽과 중국, 브라질 리그 등 다양한 환경에서 감독직을 수행하며 풍부한 경험을 쌓았습니다. 특히 포르투에서의 리그 2연패, 올림피아코스에서의 더블 달성 등 성공적인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전술적으로는 탄탄한 조직력과 규율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페레이라 감독은 주로 4-3-3 이나 4-2-3-1 포메이션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경기들을 보면 3-4-2-1을 사용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수비 구조를 바탕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는 선수들에게 강한 정신력과 헌신을 요구하며, 팀 전체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울브스 부임 이후 현재(2025년 4월)까지 약 2~3개월의 짧은 기간 동안, 페레이라 감독은 팀을 빠르게 파악하고 안정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전 감독들과는 또 다른 스타일의 축구를 이식하는 과정에 있으며, 선수단에 자신의 철학과 요구 사항을 전달하며 기강을 다잡고 있습니다.

부임 초기에는 선수들의 역할을 재조정하고 다양한 조합을 시험하며 최적의 시스템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의 지도 아래 울브스는 이전보다 다소 신중하고 조직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고 있으며, 수비적인 안정감을 회복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습니다. 아직 팀에 완전히 그의 색깔이 입혀졌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경험 많은 감독답게 남은 시즌 동안 팀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이끌고 다음 시즌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당장 순위를 보더라도 현재 프리미어리그 17위에 올라있고, 강등권인 18위 입스위치와는 승첨차가 12점 차이가 나다보니 강등의 위험은 적지만 분명 기존 다크호스 같은 느낌의 팀 색깔은 사라진 듯한 경기력과 순위이기 때문에 다음 시즌에라도 페레이라 감독이 울브스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그리고 그의 경험이 팀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보는 것도 축구팬으로서 하나의 재미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울브스 유소년 시스템의 현황과 과제

울버햄튼 원더러스의 유소년 아카데미는 울버햄튼 시 외곽의 콤튼 파크(Compton Park)에 위치한 최첨단 훈련 시설 내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2019년 EPPP(Elite Player Performance Plan) 최고 등급인 카테고리 1(Category One) 지위를 획득하며 유소년 육성에 대한 클럽의 투자를 증명했습니다. 울브스 아카데미는 역사적으로 로비 킨과 같은 선수를 배출했으며, 최근에는 첼시로 이적하며 막대한 이적료를 안겨준 미드필더 모건 깁스-화이트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입니다. 현재 1군 주전 수비수로 활약 중인 막스 킬만 역시 비록 유스 출신은 아니지만, 어린 나이에 영입되어 2군 팀 등을 거치며 성장한 케이스로 볼 수 있습니다.

울브스 아카데미는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수들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포선 그룹 인수 이후, 특히 누누 감독 시절에는 포르투갈 등 해외 유망주 영입과 즉시 전력감 영입에 집중하면서 아카데미 출신 선수들이 1군에서 기회를 잡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웠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또한,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규정 준수를 위해 깁스-화이트와 같이 잠재력 있는 유망주들을 이적시켜야 했던 상황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최근에는 재정적인 제약 속에서 내부 육성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으며, 새로 부임한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이 젊은 선수들에게 얼마나 기회를 부여할지도 관심사입니다. 경험 많은 선수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평가도 있지만, 클럽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유소년 시스템과의 연계가 필수적입니다. 울브스가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아카데미 시스템을 통해 재능 있는 선수들을 꾸준히 발굴하고, 이들이 1군 무대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는 명확한 경로를 제공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포선 인터내셔널과 제프 시

2016년 중국의 거대 복합기업 포선 인터내셔널(Fosun International)의 울버햄튼 원더러스 인수는 클럽 역사에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포선 그룹은 인수 직후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여 선수단을 강화했고, 이는 챔피언십 우승과 프리미어리그 승격, 그리고 유로파리그 진출이라는 빠른 성공으로 이어졌습니다. 클럽의 회장직은 포선 그룹의 임원인 제프 시(Jeff Shi)가 맡아 구단 운영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포선 시대 초기 울브스의 성공에는 세계적인 축구 에이전트 조르제 멘데스(Jorge Mendes) 및 그의 에이전시 제스티푸테(Gestifute)와의 긴밀한 관계가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누누 이스피리투 산투 감독 선임을 시작으로 후벵 네베스, 주앙 무티뉴, 디오고 조타, 라울 히메네스 등 수많은 포르투갈 및 멘데스 사단 선수들이 울브스에 합류하며 팀의 핵심을 이루었습니다. 이는 단기간에 팀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효과적인 전략이었지만, 특정 에이전트에 대한 과도한 의존성 논란과 영입 정책의 투명성 문제 등을 낳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유럽 무대 진출 이후, 코로나19 팬데믹과 포선 그룹 자체의 재정 상황 변화, 그리고 프리미어리그의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규제 강화 등이 맞물리면서 울브스의 재정 기조는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전과 같은 과감한 투자는 줄어들었고, 오히려 핵심 선수들(후벵 네베스, 마테우스 누네스, 모건 깁스-화이트 등)을 높은 가격에 판매하여 재정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선회했습니다. 이러한 기조 변화는 훌렌 로페테기 감독, 그리고 게리 오닐 감독의 경질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수 있습니다. 현재 울브스는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 아래에서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을 추구하며, 영리한 선수 영입과 내부 육성, 그리고 기존 선수단의 가치 극대화를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포선 그룹과 제프 시 회장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클럽의 야망과 재정적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나갈지가 울브스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설기현과 황희찬: 몰리뉴를 누빈 코리안 울브스

울버햄튼 원더러스의 역사에는 두 명의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가 중요한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첫 번째는 우측 윙어 설기현입니다. 2004년 벨기에 안더레흐트에서 울브스로 이적한 설기현은 당시 챔피언십(2부 리그)에 있던 팀에서 두 시즌 반 동안 활약했습니다. 그는 특유의 성실한 플레이와 측면 돌파 능력으로 팀에 기여했으며, 특히 2005-06 시즌에는 팀 내 최다 득점자에 오르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비록 그가 뛰던 시기 팀이 프리미어리그 승격에는 실패했지만, 울브스 팬들에게는 인상적인 선수 중 한 명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적어도 지난 시즌 울버햄튼 공격의 핵심으로 활약했던 황희찬이 있습니다. 2021년 여름 독일 RB 라이프치히에서 임대 이적한 후 완전 이적에 성공한 황희찬은, 조금 더 정확하게 부상없는 황희찬은 울브스 팬들의 큰 사랑을 받는 선수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의 합류 이후, 황희찬은 팀에 절실했던 활기와 득점력을 불어넣으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듯 했지만 이번 시즌 부상과 함께 경기력 저하로 인해 출전 시간이 줄어든 부분은 아쉬움이 남는 부분입니다.

황희찬의 가장 큰 특징은 저돌적인 플레이 스타일입니다. '황소(The Bull)'라는 별명처럼 강력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수와 끊임없이 경합하고, 폭발적인 스피드를 활용한 직선적인 드리블 돌파와 뒷공간 침투에 능합니다. 또한 뛰어난 골 결정력과 동료를 활용하는 연계 플레이 능력도 갖추고 있으며, 전방 압박과 수비 가담에도 매우 적극적이어서 현대 축구가 요구하는 공격수의 덕목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최전방 공격수뿐만 아니라 좌우 윙어, 때로는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까지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 또한 그의 큰 장점입니다.

울브스 이적 후 황희찬은 여러 감독 아래에서 꾸준히 활약해왔습니다. 특히 게리 오닐 감독 체제에서 핵심 득점원으로 발돋움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습니다.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 부임 이후 황희찬은 팀의 중요한 공격 옵션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했지만 아직까지는 자리 잡기 어려운 모습을 보이고 있어 몇 가지 이적설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난 시즌만 보더라도 건강한 황희찬의 결정력과 왕성한 활동량은 어떤 감독이라도 높이 평가할 만한 요소입니다. 그러나 이번 시즌 현재 18경기 출전에 5경기만 선발로 뛰었고 2골을 기록하고 있다는 부분에서 아쉬움이 많은 시즌입니다. 새로운 감독의 전술적 요구에 따라 역할이나 세부적인 움직임에는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부상만 잘 극복한다면 황희찬은 여전히 울브스 공격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선수로 활약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와 미래: 2025년 봄, 페레이라 체제 울브스의 현주소

시즌 도중 부임한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 체제의 울버햄튼 원더러스는 변화와 안정 사이에서 강등을 피하려는 현실적인 목표와 함께 시즌을 마무리해가고 있습니다. 페레이라 감독은 부임 후 짧은 기간 동안 팀의 분위기를 수습하고, 보다 조직적이고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추구하며 승점 확보에 주력하고 있지만 잘 안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선수단 파악과 전술 이식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아직 경기력이 완벽하게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이전의 불안정했던 모습에서는 점차 벗어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여름 이적 시장은 페레이라 감독과 울브스에게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전히 존재하는 구단의 재정적 제약을 고려하면서, 페레이라 감독의 축구 철학에 맞는 선수들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영입할 수 있을지가 다음 시즌의 성패를 가늠할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경험 많은 페레이라 감독이 울브스에 장기적인 안정성을 가져다주고, 제한된 환경 속에서도 팀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을지, 그의 다음 행보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황희찬 선수를 응원하는 마음만큼 울브스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기를 바라며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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