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북런던을 연고로 하는 토트넘 홋스퍼 FC는 '과감해지는 것이 곧 행하는 것(To Dare Is To Do)'이라는 모토 아래 매력적인 축구 역사를 써 내려왔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경기장과 훈련 시설을 갖추고 꾸준히 상위권에 도전했지만, 오랫동안 우승 트로피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시절의 전성기부터 조세 무리뉴, 안토니오 콘테 감독을 거쳐 현재(2025년 4월)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엔지볼(Angeball)' 혁명에 이르기까지, 토트넘의 전술적 변화와 특징, 유소년 시스템, 다니엘 레비 회장으로 대표되는 구단 운영, 그리고 클럽의 살아있는 전설이 되어버린 손흥민 선수의 이야기와 팀의 현재 상황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
토트넘 홋스퍼 FC: '토트넘 웨이'
토트넘 홋스퍼 FC(Tottenham Hotspur F.C.)는 1882년에 창단된 북런던의 유서 깊은 프로 축구 클럽입니다. '스퍼스(Spurs)'라는 애칭으로도 불리며, 라이벌 아스날과의 '북런던 더비'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치열한 경기 중 하나로 꼽힙니다. 토트넘은 전통적으로 '토트넘 웨이(The Tottenham Way)'라고 불리는 공격적이고 매력적인 축구를 추구하는 것이며, 클럽의 모토 'Audere est Facere (To Dare Is To Do)' 역시 이러한 도전 정신과 맞닿아 있습니다. 2019년 개장한 최첨단 시설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은 클럽의 위상을 높였지만, 2008년 리그컵 우승 이후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하며 오랜 우승 갈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은 클럽의 숙원이자 과제입니다.
현대 토트넘 감독들의 전술 여정
현대 토트넘의 전술적 변화를 논할 때,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2014-2019) 시대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는 부임 후 팀을 완전히 바꿔 놓으며 토트넘의 전성기를 이끌었습니다. 포체티노의 핵심 전술은 강도 높은 전방 압박(High Pressing)과 빠른 공수 전환이었습니다. 그는 젊고 에너지 넘치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상대가 후방에서부터 편하게 빌드업하지 못하도록 강하게 압박했으며, 공을 탈취한 후에는 빠르게 공격으로 전환하여 상대 수비를 공략했습니다. 델리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손흥민과 해리 케인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DESK' 라인은 그의 공격 축구의 상징이었습니다. 이 시기 토트넘은 꾸준히 리그 상위권을 유지하며 우승 경쟁을 벌였고, 2019년에는 구단 역사상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비록 우승 트로피를 들지는 못했지만, 포체티노 시대의 토트넘은 확실한 정체성과 매력적인 축구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포체티노 감독 경질 이후, 토트넘은 다시 한번 변화의 시기를 맞습니다. 후임으로 온 조세 무리뉴 감독(2019-2021)은 우승 청부사라는 명성과 달리, 포체티노의 공격적인 스타일과는 거리가 먼 실용주의적이고 수비적인 전술을 구사했습니다. 그는 낮은 수비 라인을 형성하고, 손흥민과 해리 케인의 강력한 개인 능력을 활용한 역습에 크게 의존했습니다. '손-케 듀오'는 이 시기 엄청난 득점력을 보여주었지만, 팀 전체의 경기력은 답답하다는 비판을 받았고, 선수단과의 불화설 끝에 충격적 이게도 컵 대회 결승전을 앞두고 경질되었습니다. 이후 현재 노팅엄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누누 산투 감독의 짧고 실패한 임기를 거쳐, 또 다른 우승 전문가 안토니오 콘테 감독(2021-2023)이 지휘봉을 잡았습니다. 콘테 감독은 특유의 3백 시스템(주로 3-4-3)을 빠르게 이식하고, 선수들에게 극도의 훈련량과 규율을 요구했습니다. 그의 축구는 강한 압박과 조직력, 그리고 전방 3톱(손흥민-케인-쿨루셉스키)을 활용한 날카로운 역습을 특징으로 했으며, 부임 첫 시즌 팀을 챔피언스리그에 복귀시키는 성과를 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의 경직된 전술과 선수단, 구단 수뇌부를 향한 공개적인 비판 등이 문제로 불거졌고, 결국 공식적으로는 상호 합의 하에 팀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포체티노 이후 토트넘은 우승을 위해 검증된 감독들을 선임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클럽의 전통적인 '토트넘 웨이'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실리적인 축구를 반복하며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습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공격 축구 신념을 심다 (2023-현재)
2023년 여름, 토트넘은 호주 출신의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선임하며 다시 한번 큰 변화를 선택했습니다. J리그의 요코하마 F. 마리노스와 스코틀랜드의 셀틱에서 공격적인 축구로 성공을 거둔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부임과 동시에 토트넘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그의 축구 철학, 이른바 '엔지볼(Angeball)'은 타협 없는 공격 축구 그 자체입니다. 그는 승패나 상대에 상관없이 자신들의 축구, 즉 높은 라인을 유지하고, 풀백을 중앙으로 이동시키는 인버티드 풀백 시스템을 활용하며, 끊임없이 전진하고 공격하는 방식을 고수합니다.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되, 단순히 공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빈 공간을 향해 빠르게 침투하고 공격적인 패스를 시도하는 것을 장려합니다. 수비 시에는 매우 높은 수비 라인을 유지하고 전방에서부터 강하게 압박을 시도합니다.
부임 첫 시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해리 케인이 떠난 공백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공격 축구로 시즌 초반 리그 선두를 달리며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비록 이후 부상과 전술적 약점 노출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그의 공격적인 축구 철학은 많은 팬들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2025년 4월 현재, 두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의 토트넘은 '엔지볼'을 너무나도 많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일단 라인을 올리고 보자는 식의 공격을 주도하며 상대팀이 두 줄 수비 등 빽빽하고 견고한 수비태세를 취할 경우 소위 말하는 U자 빌드업만 하다가 슈팅 한 번 제대로 때리지 못한 채 경기가 끝나거나 역습이 빠른 팀에겐 높은 수비 라인으로 인한 넓은 뒷 공간 노출로 실점과 패배를 얻어가는 경기가 너무나 많아졌다는 것이 큰 문제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결국 현재 순위 리그 14위에 머물러 있고 이는 역대 최저 순위를 기록 중이기에 팬들은 감독의 경질을 요구함과 동시에 'LEVY OUT'을 외치고 있지만 여전히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토트넘에 기여하고 있다는 확신을 보이고 있고, 팬들이 느끼기엔 기만하는 것으로 보이고 있다는 부분이 현재 토트넘의 상황이라고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홋스퍼 웨이의 미래: 토트넘 유소년 시스템과 육성
토트넘 홋스퍼의 유소년 아카데미와 1군 훈련 시설은 엔필드에 위치한 홋스퍼 웨이(Hotspur Way)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곳은 최첨단 시설을 자랑하며, 클럽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들을 육성하는 핵심적인 장소입니다. 토트넘은 역사적으로 글렌 호들, 레들리 킹과 같은 뛰어난 선수들을 배출했으며, 현대에 들어서는 클럽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인 해리 케인을 키워낸 것으로 가장 유명합니다. 이 외에도 해리 윙크스, 올리버 스킵, 자펫 탕강가 등이 아카데미를 거쳐 1군 무대를 밟았습니다.
토트넘 유소년 시스템은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수 육성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즉시 전력감 선수를 영입하는 것을 선호하는 다니엘 레비 회장의 정책 아래, 유소년 선수들이 1군에서 꾸준히 기회를 잡고 성장하기 어렵다는 비판도 존재해 왔습니다. 특히 포체티노 감독 시절 이후, 1군으로 콜업되어 주전급으로 성장하는 유스 출신 선수의 수가 다소 줄어들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아카데미 출신 유망주들의 성장이 다소 정체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 속에서,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부임은 새로운 기대감을 잠시나마 주었습니다. 그의 공격적인 축구 스타일은 한 번도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본 적 없었던 미키 판 더 펜 선수에게 경기마다 수차례 엄청난 스프린트를 요구하며 잦은 부상을 일으켰고 이와 비슷한 부상을 너무나도 많은 선수들이 겪게 되자 뜻하지 않게 젊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으며, 실제로 몇몇 유망주들이 1군 스쿼드에 포함되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유야 어쨌든 클럽의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홋스퍼 웨이에서 꾸준히 재능 있는 선수들을 발굴하고, 이들이 1군 무대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확실한 경로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부분입니다.
ENIC과 다니엘 레비: 장기 집권과 인프라 투자, 그리고 비판
토트넘 홋스퍼는 2001년부터 투자 회사인 ENIC 인터내셔널(ENIC International Ltd.)이 실질적인 소유주로 있으며, 다니엘 레비 회장이 20년 넘게 클럽 운영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ENIC 그룹의 실소유주는 조 루이스로 알려져 있지만, 클럽의 일상적인 운영과 주요 결정은 다니엘 레비 회장의 손을 거칩니다. 레비 회장은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오래 재임 중인 회장 중 한 명으로, 매우 뛰어난 협상가이자 경영자로 평가받습니다.
레비 회장과 ENIC 체제 하에서 토트넘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특히 최첨단 훈련 시설인 핫스퍼 웨이 건설과 10억 파운드 이상이 투입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건립은 그의 가장 큰 업적으로 꼽힙니다. 이러한 인프라 투자는 클럽의 재정적 안정성을 높이고 장기적인 수입 증대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또한 레비 회장은 비교적 신중한 재정 운영 정책을 통해 클럽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왔다는 평가도 받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신중함은 때때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우승 경쟁을 하는 라이벌 클럽들에 비해 선수 영입에 과감한 투자를 하지 않아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다는 비판, 잦은 감독 교체, 그리고 높은 티켓 가격 정책 등은 팬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습니다. 장기 집권 중인 레비 회장과 ENIC 그룹이 앞으로 팬들의 우승 염원을 충족시키기 위해 어떤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지 향후 투자 방향이 변화가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이영표와 손흥민: 토트넘을 빛낸 대한민국의 별들
토트넘 홋스퍼의 역사에는 두 명의 뛰어난 대한민국 선수가 중요한 족적을 남겼습니다. 첫 번째는 왼쪽 풀백 이영표입니다. 2005년 PSV 아인트호벤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이영표는 마르틴 욜 감독의 신뢰 아래 주전 풀백으로 활약하며 3 시즌 동안 팀에 기여했습니다. 그는 안정적인 수비력과 성실한 플레이, 그리고 날카로운 오버래핑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토트넘이 유럽 대항전에 꾸준히 진출하는 데 힘을 보탰습니다.
그리고 현재, 토트넘을 넘어 세계적인 축구 스타로 발돋움한 손흥민이 있습니다. 2015년 여름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손흥민은 이제 클럽의 상징이자 살아있는 전설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의 합류 이후 토트넘은 꾸준히 리그 상위권을 유지하며 황금기를 보냈고, 그 중심에는 항상 손흥민이 있었습니다.
손흥민의 가장 큰 장점은 폭발적인 스피드를 활용한 드리블 돌파와 세계 최고 수준의 양발 마무리 능력입니다. 좌우를 가리지 않고 강력하고 정확한 슈팅을 구사하며, 페널티 박스 안팎 어디서든 득점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또한 이타적인 플레이와 성실한 수비 가담, 지치지 않는 활동량 역시 그의 가치를 높이는 요소입니다. 그는 해리 케인과 함께 8 시즌 동안 47골이라는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다 합작골 기록을 세우는 등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했으며, 케인이 떠난 이후에는 팀의 주포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손흥민은 수많은 기록들을 토트넘에서 작성했습니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단일 시즌 20골 이상을 기록하며 2021-22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함께 공동 득점왕(골든 부트)을 차지했고, 프리미어리그 통산 100골 돌파, 토트넘 구단 역대 최다 득점자 명단 상위권 진입 등 눈부신 업적을 남겼습니다. 2023-24 시즌부터는 위고 요리스의 뒤를 이어 팀의 주장으로 선임되어 대한민국 국가대표뿐만 아니라 소속팀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아래서 월드클래스 선수로 성장했고, 조세 무리뉴,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역습 축구에서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으며, 현재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공격 축구에서도 변함없는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손흥민은 단순한 선수를 넘어 토트넘 홋스퍼 그 자체를 상징하는 아이콘이며, 그의 존재는 클럽의 경기력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인기와 위상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빠른 뒷공간 침투와 인사이드 포워드 역할로서 득점에 대한 결정력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가지고 있는 선수인데, 이러한 손흥민을 단지 라인에 붙여 두고 패스에 대한 공급 역할만을 부여하고 있어 골대와는 멀어진 상황에서의 플레이가 강요되고 있는 부분은 팬들에게 아쉬움을 보이고 있는 시즌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에 기록상 팀 내 1위인 항목들을 모아보면 도움 9, 공격포인트 16, 평점 7.4, 90분당 유효 슈팅 1.2, 큰 기회 창출(빅찬스 메이킹) 16 등, 특히 도움과 기회 창출 측면에서 팀내 압도적인 1위인 것을 보면 이번 시즌의 역할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엔지볼' 2년 차 토트넘의 현주소
2025년 4월 2일 현재,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 2년 차를 맞이한 토트넘 홋스퍼는 여전히 '엔지볼'이라는 뚜렷한 색깔 아래 시즌을 치르고 있습니다. 지난 첫 시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타협 없는 공격 축구는 팬들에게 보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으며, 특히 홈경기에서는 특유의 공격적인 에너지로 상대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다만, 지난 시즌의 경험을 바탕으로 상대 감독과 선수들은 토트넘의 '엔지볼' 시스템에 더욱 익숙해진 모습이며, 이번 시즌 일단 밀어붙여보자는 식의 토트넘 공격은 더이상 다른 팀에게 위협이 되고 있지 않습니다. 감독의 요구에 맞는 새로운 선수들의 영입으로 스쿼드 뎁스도 이전 시즌보다는 보강되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비 라인 유지에 따른 뒷공간 노출 위험과 주축 선수들의 부상 공백 시 경기력 저하 문제는 해결되고 있지 않은 과제입니다. 이로 인해 승점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도 종종 나타나고 있습니다.
구단 수뇌부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공격적인 축구 철학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지만, 장기적인 성공과 숙원인 트로피 획득을 위해서는 현재의 시스템을 유지하면서도 약점을 보완하고 안정감을 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여름 이적 시장에서 어떤 선수 보강이 이루어질지, 그리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번 시즌 이 최악의 상황을 얼마나 잘 마무리 할 수 있을지가 토트넘과 감독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4월 4일 오전 4시에 펼쳐지는 첼시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해 봅니다.